만물이 생동하는 5월, 가정의 달입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느 때보다 싱그럽게 들리는 이 계절, 우리 아이들의 ‘마음건강’은 안녕한지 찬찬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영유아기의 마음건강은 거창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훈련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의 세상을 이루는 전부, 바로 ‘일상’과 ‘놀이’ 속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하루를 바라볼 때 ‘일상’과 ‘놀이’*를 의도적으로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상은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 놀이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처럼 나누어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영유아의 시선에서 일상과 놀이는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으며 흘리는 과정도, 비누 거품을 만지며 손을 씻는 순간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탐색하는 흥미로운 놀이입니다. 어른의 기준에서 이 둘을 분리하려다 보면, 정작 아이의 시선을 놓치게 되고 부모의 마음에는 ‘가르쳐야 한다’라는 조급함이 싹트기 쉽습니다.
* 일상 : 밥 먹기, 씻기, 옷 입기 등 / 놀이 : 장난감 가지고 놀기, 그림책 읽기 등

영유아의 마음이 단단하게 자라나기 위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규범을 주입하는 ‘가르침’의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아이 곁에 온전히 ‘함께 머무르는’ 태도입니다. 아이의 마음건강은 일방적인 지시나 훈육이 아닌, 부모와의 안정적인 관계 맺음과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튼튼한 토양 위에서만 ‘스스로 삶을 가꾸고 유연하게 성장하는 내면의 힘’으로 자라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아이와 함께 온전히 머무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이를 평가하거나 통제하려는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 마음을 알아주는 다정한 지지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펼칠 때를 떠올려 보세요. 그림책은 글자를 가르치거나 도덕적 교훈을 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정서적으로 깊이 연결되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 선과 점으로 흩어지고 날아가는 그림책 속 이야기의 파편들을 상상하며 아이의 감정에 조율해 보세요. “이건 사과야, 빨간색이지?”라고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그림을 보며 짓는 표정과 반응에 “우리 OO이가 지금 신이 났구나”, “이 장면이 조금 무서웠어?”라며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처럼 눈을 맞추고 진심을 나누는 다정한 순간들이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일 때, 아이는 ‘나의 존재가 온전히 수용 받고 있다’라는 깊은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 정서적 안정감이야말로 훗날 아이가 자라나며 마주할 수많은 스트레스와 좌절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면역력, 즉 마음건강의 가장 단단한 뿌리가 됩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오늘 하루, 밥을 먹고 씻고 그림책을 넘기는 그 평범한 일상의 틈새에서 우리 아이의 눈을 마주치고 마음을 알아차려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의 마음건강을 지키는 가장 위대한 첫걸음입니다. 가정의 달 5월, 평범한 일상 속 다정한 눈 맞춤으로 아이와 온전히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따뜻한 한 달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